지난 4월 29일 토요일 저녁, 백악관에서는 '풍자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백악관 출입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연례 백악관 기자단 만찬이었다. 오늘은 백악관 기자단 만찬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고, 올해 만찬의 하이라이트였던 코미디언 로이 우드 주니어의 연설 가운데 (내가 꼽은) 명장면을 정리해보려 한다.
백악관 기자단 만찬 하면 당대 가장 잘 나가는 코미디언이 연사로 초청받아 권력을 풍자하는 자리 혹은 대통령도 마이크를 잡고 때론 자조적인, 때론 날카로운 농담을 던지는 자리 정도로 알려졌을 텐데, 사실 그 역사는 벌써 100년도 더 됐을 만큼 길다.만찬을 주최하는 백악관 출입기자협회가 꾸려진 건 1914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 때였다. 윌슨 대통령은 자신과 행정부를 취재하는 기자, 언론들과 사사건건 부딪혔다. 예를 들어, 자신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오프 더 레코드’라고 생각하고 한 말이 이튿날 버젓이 신문에 대서특필되곤 하자, 관례로 자리잡혀 가던 정례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