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나는 한복을 입는  고등학교에 같이 진학하자고 약속했지만  친구는 붙고 나는 떨어져 8지망으로 썼던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였지만 자율학습이 없다는 소문을 듣고 그 혜택을 누리기 위한 학생들이 몰려 왔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왜냐하면 이번에 입학하게 되면서 교장선생님이 바뀌고 야간자율학습이 다시 부활하게 된 것이였다.  고등학교 입학 후 첫 야간자율학습에서 아무런 교재도 없고 한 교실에 시커먼 사내들 30명을  모아놓고 그렇게 가만히 앉아만 있기엔  자율학습을 하지 않아도 될 기대에 부풀었던 남자 고등학생들에겐 너무나 괴로운 일이였다. 슬슬 인내심이 바닥이 난건지 뒤에선 이미 통성명이 끝난 친구들끼리 둘러앉아 음담패설을 했다.  그러다 한 학생이 갑자기 일어나서 앞으로 걸어나오면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 녀석은 소설책을 보고 있는 친구 앞에 서더니 돌연 뒤통수를 쎄게 내려 치고서 말했다. '난 이런 판타지소설이나 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