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가 에너지 글로벌 공급망 지도를 바꾸고 있다. 에너지난에 처한 EU(유럽연합)가 탈(脫)러시아를 선언하며 첨단 기술에 이어 에너지 분야에서도 글로벌 밸류체인(GVC)이 철저히 우방(友邦)과 연대하는 ‘TVC’(Trust Value Chain·신뢰밸류체인)로 재편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 탈냉전 이후 30년간 이어온 자유무역 체제가 탈세계화로 힘을 잃고 있다. 스자오웨이 하버드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에너지·금속·희귀가스 공급란은 지리적으로 집중된 공급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드러냈다”며 “안보 협력 관계를 중요시하는 새로운 공급망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너지 공급망 재편은 에너지·자원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산 가스와 석탄 사용을 줄인 독일에선 에너지 가격이 40% 가까이 급등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40여 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에너지도 우방국끼리... 새로운 공급망 시대 반도체·배터리와 같은 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