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앱의 지출 항목별 통계를 확인하다 살짝 놀랐다. 최근 이삼 년 사이, 옷값 지출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서. 그러고 보니 비싼 코트와 정장, 가방 같은 걸 사지 않은지 꽤 되었다. 대신 두툼하거나 얇은 맨투맨과 티셔츠, 카고 팬츠 서너 벌을 이리저리 돌려 입는다. 젊은 직장인과 관광객으로 언제나 붐비는 성수동에서 일하다 보니 어느 정도는 그들의 옷차림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후드티는 예외다. 이젠 후드 무게가 버겁더라고). 요런 옷은 대부분 무신사 세일에서 건진 건데, 블랙프라이데이든 새해맞이 세일이든 신학기 세일이든 이름은 다르지만 1년 내내 세일을 하고 있으니 그저 감사하다. 뭐니 뭐니 해도 활동하기 편하다. 오버핏의 유행, 부디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 스키니진과 하이힐… 돌아오지 마… 2, 30대엔 오히려 한껏 어른스럽게 치장하고 다녔다. 스판기가 없어 앉을 때마다 엉덩이 솔기가 터질 것 같은 딱 맞는 정장 원피스에 4인치 하이힐을 교복처럼 입고 신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