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성공한 바벨탑.
김대표는 시끄러운 소음에 잠이 깼다. 아파트 단지 건너편에서 열린 쓰레기 소각장 반대 시위가 그의 늦잠을 방해했다. LTV 90%로 빚을 내서 산 집인데 주말에 마음편히 쉬지도 못하게 생겼다. 빚을 1/8쯤이나 갚았을까, 다니던 회사를 자의반 타의반 그만두고 나와 시작한 사업이 시원치 않아 요새 속이 타는 중이다.
어제는 투잡을 뛸까도 고민했지만 그러면 사업에 집중할 수가 없다. 코인이나 주식이 오르면 좋겠는데 막상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 팔지 못하고, 손해 본 종목은 속이 쓰려 쟁여두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기일이 와서 일부를 현금화할 때는 꼭 어제 오늘 가격이 떨어졌을 때라 입맛이 쓰다. 집값이 좀 더 오르면 팔아서 갚고 싶은데, 갈 곳도 마땅치 않다. 이 와중에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는 이제 더 이상 서울의 쓰레기를 받을 수 없다고 하니, 옆에 조금 녹지가 있다고 최근 고밀로 지은 아파트 단지들은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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