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대한민국 - 용적률이 쏘아올린 럭비공 (1편)
어제는 투잡을 뛸까도 고민했지만 그러면 사업에 집중할 수가 없다. 코인이나 주식이 오르면 좋겠는데 막상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 팔지 못하고, 손해 본 종목은 속이 쓰려 쟁여두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기일이 와서 일부를 현금화할 때는 꼭 어제 오늘 가격이 떨어졌을 때라 입맛이 쓰다. 집값이 좀 더 오르면 팔아서 갚고 싶은데, 갈 곳도 마땅치 않다. 이 와중에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는 이제 더 이상 서울의 쓰레기를 받을 수 없다고 하니, 옆에 조금 녹지가 있다고 최근 고밀로 지은 아파트 단지들은 비상이 걸렸다.
동네 야산을 없애고 쓰레기 소각장이 생기면 집값이 떨어질텐데, 주민회에서 나오라는 데모에 얼굴을 비춰야할텐데, 하면서 김대표는 일어선다.
십년전 대통령 선거에서 용적률 완화가 이슈가 되고, 연이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이 너도나도 종상향과 용적률 완화를 외친 결과, 서울은 초고밀 도시가 되었다. 미분양을 걱정하는 지적들도 있었지만, 이미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에 K드라마 등 한류바람까지 불어오니 집을 살 사람들은 외국에서도 밀려들어왔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여론의 반대도 있긴 했다. 그러나 3기 신도시 완공 직후 미분양 조짐이 살짝 보이자 투자규제 이야기는 없던 것이 되었다. 세계의 부호들은 매력 가득한 도시 서울 한강변에 집 한 채씩은 사두고 별장처럼 쓰게 되었다.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자녀들이 어학연수 오기도 좋았다. 일년의 절반은 비어있는 집이 되기도 했지만 주변 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