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곳에 남겨둔 인연, 미련, 사랑, 후회 등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
드라마 '서른, 아홉'이 끝났다. 우연히 보기 시작했고 초반에 세 친구의 발랄한 모습에 요즘 유행하는 가벼운 일상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죽음'을 주제로 진지하게 접근해 나갔다.
마지막 회는 이제 곧 죽음을 앞둔 찬영이 친구 미조, 주희와 함께 주변을 하나 둘 정리해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찬영이 친구들에게 죽은 후에 부를 지인 명단을 주었더니 브런치 카페에 그들을 모두 불러 서프라이즈 만남을 주선했다.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인사를 건네는 장면에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찬영은 모두의 앞에서 소회를 밝혔다. 비록 절반 정도밖에 살지 못하고 떠나지만 여러분들 덕분에 더할 나위 없는 나의 인생이었다는 말에 모두가 붉은 눈시울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선물 같은 눈이 내렸고, 다 함께 눈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추억에 잠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