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더 입바른 소리 하면 파면할 거야! 여군 최초 파면 당하고 싶어?"를 외치던 분이 있었습니다. 초임 장교였던 저는 진지하게 걱정했습니다. 제가 잘못한 게 있었냐고요? 아뇨. '저 사람이라면 무슨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나를 파면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중위만 됐어도 그 말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말인지 알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당시엔 상급자 말이라면 다 말대로 되는 줄 알았습니다. "병사들 야근 시키지 마십쇼.", "(병사들) 휴가 박탈한다고 겁주지 마십쇼." 말해놓고는 퇴근 후에 꿈에서까지 "파면이야!!!"를 들었습니다. 눈밑에 그림자가 생기고 입술이 버썩 말랐습니다.
반짝거리던 낯빛은 잿빛이 되어버리고. 파면 공포에 시달린 지 한 달쯤 된 어느 날, 주말에 읍내에서 돈까스를 먹는데 목이 메어왔습니다. 씹긴 씹는데 자꾸 목에 걸려서 뒤로 넘기지를 못했습니다. 속이 상했습니다. 치즈돈까스를 앞에 두고 삼키지를 못하다니!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진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