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 살인 사건이 벌어진 지난 3일. 지하철에서 휴대전화 화면에 얼굴을 묻고 있던 이들이 일제히 개찰구 앞에 멈춰 섰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놀라고 긴장한 채 찌푸린 행인의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속보 초기에는 “분당 어딘가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했다”고만 나왔는데, 몇 분 뒤 범행 장소가 발표됐다. 평소 자주 가던 서현역 백화점이었다. 거의 매일 왕십리역에서 수원역 방향으로 지하철을 타는데, 그대로 지하철을 탄다면 지났을 장소다.
역 개찰구 앞에 선 채 ‘서현역’을 검색하고, 1분에 한 번씩 새로 고침 버튼을 눌렀다. 흉기 난동을 부린 사람이 한 명이랬다가, 여러 명이랬다가 거듭 바뀌는 속보에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심지어 공범이 도주했다는 뉴스가 돌면서 공포는 커졌다. 온라인 소셜미디어(SNS)에는 불과 한 시간 전 범행 장소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 급속도로 퍼졌다. 그중 범인이 행인을 뒤에서 공격하는 영상을 봤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