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가 소재한 글로벌 데이터 기업에서 근무 중입니다. 마케팅 부서 동료가 어느 날 움찔움찔 거리며 제게 다가왔습니다. 행여나 제가 불편해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그러면서도 정말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제가 고객과 전화 통화하는 걸 오가다 자주 들었고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이죠.
"네가 하는 말은 어느 나라 언어야?"
한국어라고 알려주니 꼬리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거짓말 안 하고, 소리나 리듬이 특이하고 예뻐서 그래" 여기까진 뭐 예의상 그러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질문은 짐짓 뇌리에 와닿았습니다.
"그럼 한국어는 너희 고유의 언어야?"
영어나 스페인어를 차용하는 나라들을 생각해 보면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그 나라만의 고유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이 흥미롭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게 신기할 수 있구나, 싶더군요. 한자에서 비롯된 어휘들이 많지만, 한글 자체는 세종대왕이라는 분이 창제해 문맹률을 낮췄다느니 뭐 그런 말들을 어설픈 영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