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임산부가 버스를 타도 자리양보는 받지 못하던 여름이었다. 기름을 쓰며 차를 운전하는 것이나 차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 모두 싫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차 없으면 애 키우기 어렵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국제적으로도 대중교통 수준이 상위권에 해당하는 서울 한복판에 살고 있는데말이다. 한 대는 기본이고 많으면 서너 대까지 두고 사는 사람들은 차가 없으면 많은 것이 힘들어질테니 출산 전에 차부터 사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놈의 차.
작게는 기천만원부터 많게는 억대의 차를 개인이 소유하는 비용과 주차 공간, 도로 위에서 소모되는 자원과 시간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냥 신생아를 데리고 나온 부모도 이용하기 편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건의하고 기다리면 되는거 아닌가.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나의 이런 이야기는 주변의 비웃음을 샀고, 택시 탈 돈을 모아서 어서 차부터 사라는 이야기를 예전보다 더 많이 듣게 되었다.
어느날 밤,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