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맛이 그대로 써니텐귤맛이 그대로 써니텐마셔봐요 써니텐 정말 좋아요해태 써니텐흔들어 주세요
"알써"
흔들었다.
검은 교복에 금색 중(中)자가 달린 모자를 쓴 채로 몸을 흔들었다. 남한산성 수풀 속 잔가지들이 툭툭 부러졌다. 소풍 온 타학교 여중학생들이 볼 수 없는 응달에서, 한 손에 써니텐 병을 잡고 흔들었다. 좋아하는 사과맛을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엉덩이와 팔을 흔들었다.
어깨는 팔이 나가는 방향으로 함께 돌아갔다. 낙엽을 밟으며 흔들었다. 얇은 나뭇가지에 검은 모자가 닿으면 모자가 옆으로 돌아갔다.
한쪽에는 하이타이 써니10 ( HAI TAI Sunny10 ) 반대쪽에는 해태 써니텐 '천연과즙 10%'라 적힌 문구가 눈앞에서 흔들렸다. 천연과즙이라~ 내추럴 주스라고. '과즙 10%란 귤 사과 1개분에 해당'한다고 했으니 (76년 6월 경향신문 광고 하단사진), 나는 사과 한 개를 먹을 수 있는 거야.
목이 시원하겠지. 사과향을 내며 목구멍을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