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가 처음 만난건 분주한 카페안이었어.
너의 그 늘씬하면서도 가벼웠던 모습에 반해 내것으로 만들고 싶어했고, 결국 내것이 되었지. 어떻게 보면 부당한 상황에서 우리는 함께하게 되었어. 첫인상처럼 넌 크고 가벼우며 편리했지. 그렇게 함께한지 벌써 10년. 절대 변할거 같지 않던 모습도 세월에는 어쩔 수 없었던 걸까? 조금씩 망가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어떻게든 고쳐주고 싶었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와버리고 말았어.그래.. 난 그렇게 널 보내주기로 결심했어. 더더욱 함께하고 싶지만 더이상은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는것 같아. 이전에도 이후에도 너만한 우산은 없을거라고 확신해. 그러기에 더 슬프지만 여기서 널 보내줘야 할거 같아.차마 내 손으로 쓰레기통에 넣지못해 지하철에서 깜빡하고 내린마냥 슬며시 벽에 기대어 떠나보내는 나를 이해해주길바라.그동안 고마웠어. 안녕, 나의 우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