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로 이사하신 할머니 집을 정리하다가 아빠의 앨범을 보았다.
갓 태어난 아빠의 사진부터 대학생이 되고 엄마를 만나, 나의 돌잔치를 열던 아빠의 사진까지... 낡은 앨범에는 아빠의 인생이 조각조각 모여있었다. 아빠의 앨범을 넘길때마다 아빠 얼굴에서 자꾸만 내가 보였다. 천진난만하게 웃고 친구들과 떠드는 내 얼굴이 아빠의 청춘에 서려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나는 아빠가 태어날때부터 아빠인줄 알았던것같다. 아빠는 아빠답지 못하다고 많이도 질책했고, 아빠의 모난부분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지 못했다. 아빠도 나처럼 철없는 청춘이었구나, 아빠도 시간이 지나면서 세상과 부딪혀 깎이고 다듬어져 왔구나, 아빠의 지난 시간들에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만 울어버렸다.
강화도에는 시간이 지난 물건들, 골동품을 모아둔 조양방직 카페가 있었다. 70년대 전화기, 타자기... 그 시절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물품들도 시간의 흔적이 묻으니 가치있는 골동품이 되었다. 그 시절에 살때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