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과소비다.
연초부터 ‘허리디스크’라는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냥 많이 걷고 버스에서 내리다가 발목을 삐끗해서 단순히 발목 염증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
꾸준히 침을 맞아도 나아지는 차도가 없어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1번, 5번 허리디스크에 당첨 되버렸다.
의사는 나이에 비해 퇴행성 관절염이 제법 진행된 상태라 그랬다.
비급여 항목의 검사비와 주사비, 체외충격파 치료, 일주일치 처방전을 받고 나니
순식간에 30만원 돈이 사라져버렸다. 30만원이면 뭘 할 수 있지?
연말에는 출장을 앞두고 동면 중 먹이를 저장하는
다람쥐처럼 쓸 데 없는 물건들을 사재끼기 시작했다.
이미 있는데 또 산 휴대용 전기포트, 목 베개와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하루종일 서 있는 일을 하게 되니까
다리가 퉁퉁 붓고 아플 것 같아 산 압박 스타킹,
갖고 다니면서 충전하기 편할 것 같아 구입한
도킹형 보조 배터리, 면세점에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생전 사본 적 없는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