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나는 아주 운이 좋게도(?) 대학원, 스타트업, 공무원, 대기업이라는 갈팡질팡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그 덕에, 이번에 난리가 난 행정망 먹통의 건에 대하여, 발주자와 제안사를 모두 경험해본 짧은 개인사에 의거하여 몇 마디를 거들 수 있을 것 같다. 아래는 공공 SI프로젝트의 난점을 각 입장에서 서술해본 것이다. 쓰고 보니, 마치 라쇼몽과 같아서 뭐가 진짜 문제인지 알기가 어렵기에 제목을 또한 그렇게 붙였다.
한편, 아래부터 하는 이야기들은 내가 직접 겪거나 본 여러 사례들을 조합한 것이며, 일부 “본인얘기”같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
1. 공무원의 경우
작년 6월에 올린 사업 예산안이 감사와 예타를 거치며 잘려나갔다. 이걸 하겠다고 직전년도에 ISP(정보전략계획)사업을 하기도 했다. 대개 스스로 확신이 없거나, 윗분들을 설득하기 위한 절차처럼 사용하는 것이 ISP사업이다. 사실 이 사업만 하더라도- 스스로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