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자니 두렵고 잊자하니 아프다.
꽃이 화창한 그날의 기억이 서슬퍼런 칼날처럼
마음을 후비고,
베인 마음은 단단한 돌처럼 굳어져 들어갈 자리도 없는것처럼 오늘도 나는 그렇게 산다.
여유로움에서 찾아올 기억들이 두려워 자꾸만 몸을 혹사시키는 시간들 속에서 내 정신은 병든 고양이마냥 나른하게 늘어지기만 하는데도
아프다는 생각을 하지못하게 바쁜 일상을 꾸며내고있다.
너를 보내고 벌써 빈 달이 열두 번, 찬 달이 열두 번이 지나갔을텐데 아직도 내 마음은 그 향기로운 아카시아 흐드러진 숲의 시간 속에 멈춰 서있다.
이젠 흰 꽃잎이 아니라 차가운 설화가 내릴 시기일텐데 어찌 내 코끝엔 아카시아향이 맴도는지......
이제는 보내주자 마음을 먹지만 가슴속 뭉클거리는 아픔에, 잠시나마 붙들고 싶었나보다.
너는 쉽게 버린 이 삶이 나는 어찌 이리 어렵고 애틋하고 아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