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스토리를 어떻게 만드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겠다.
"가진 수단을 총동원해서 만듭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이냐 하면, 내가 아는 서사구조, 취재, 참고 자료 등등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죄다 이용해서 스토리를 만든다는 뜻이다.
가령, 내가 <제중원>이란 소설도 쓰고, 드라마도 썼을 때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었냐 하면,
주인공이 백정이기 때문에 당시 백정 생활사를 공부했고, 한국사 연표를 통해 주요 사건들을 정리했으며, 거기에 제중원 연표를 끼워 넣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선교사 알렌이 당시 의학잡지인 '랜싯'을 봤다는 자료에 근거해 세계의학사 연표에서 필요한 부분을 차용해서 넣었다. 뿐만 아니라, 사극하면 나올 법한 아이디어, 예를 들어 남장여자 스토리 같은 것도 욱여 넣었다. 그리고 그것을 영웅서사에 맞춰서 배열하고, 상승 하강 구조들을 만들었다.
이렇게 스토리는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만드는 것이다.
나는 <제중원>을 책으로는 두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