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공부 잘하고 성실했던 친구가 경영대학 졸업 후 공무원시험을 보겠다고 했을 때,
친구들은 다들 의아해했다.
아니 공무원을 왜?
그 때 그 친구가 했던 말을 듣고 다들 더 이상 묻지 못했다.
"세상이 흔들리니 직업이라도 튼튼한 걸 가져야지."
공무원이 '철밥통'이라는 멸칭으로 불릴지언정,
회사처럼 절대 함부로 짤리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아는 나이가 된 우리들은 그의 선택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공무원이 된지 10년차인 그 친구는 얼마 전 모임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만 안짤리는게 아니라, 별 거지같은 인간들도 다 안짤리더라고. 내가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못했지 뭐야."
튼튼한 직업은 나만 튼튼하게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마저도 튼튼하게 지켜준다.
그런데도 다들 공무원을 하겠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다.
인생은 매순간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 사이의 C(Choice)를 고르는 선택지의 연속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