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잘하는 것이랑 계속하는 것이랑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수학 과학은 늘 마지막까지 이해하지 못하곤 해서 꺼려하는 과목이었는데 지금은 그 비스무리한 걸 하고 있고, 발보다는 손을 더 잘썼는데 굳이 발을 쓰는 축구를 아직까지 계속하고 있다. 더 잘하고 재능있는 걸 하지, 왜 굳이 못하는 걸 하겠다고 낑낑거리면서 살고 있는지. 이게 참 아이러니다.
어제 우연히 달리기가 취미인 지인과 얘기하다가, 어렸을 때는 천식이어서 전혀 달리질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풀마라톤까지 나가는 사람인데 그런 과거가 있을 줄이야. 알고 보니 성인이 되고 조금씩 뛰다 보니까 점점 더 잘 뛸 수 있게 된 것이 기뻐서 계속해서 달리게 됐다는 것이다.
계속하게 되는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성장을 느끼고 기억하는 것들이다. 실력의 크고 작음과 상관 없이, 성장이라는 기울기에 대한 기억이 그것을 계속하게 만든다.
계속하는 것은 잘하게 되기도 한다. 계속하니까 잘하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