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시절이었던 2000년대 중후반, 386 세대의 생애를 추적하는 연구를 했다.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한 386 세대 담론이 2000년, 2004년 총선을 거치면서 가장 활발해진 시기였다. 세미나 때마다, 1980년대에 ‘강렬한 정치적 경험을 강력히 공유했던 이들을’ 20년이 지나서도 동일한 범주로 묶을 수 있는지를 매번 토론했다. 세대를 간단명료하게 규정할 수 없다는 논의는, 상투적이지만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세대‘론’의 운명이었다. 주제는 두 가지로 양분되었는데 하나는 세대 내에 다양한 층위가 존재할 수밖에 없으니 ‘엘리트 대학생’이라는 부분을 전체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다른 하나는 ‘경험이 동일하더라도’(군부독재에 저항하는 대학생활), 모두가 이 토대 위에 생애사를 차곡차곡 쌓으며 가치관을 정립하는 건 아니지 않냐는 질문이었다. 그 연령대의 아무개에게 386 세대라는 특징은 자신을 설명하는 수십 개의 키워드 중 하나인데, 쉽게 대표성을 지녀서는 안 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