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이 '그녀가 죽었다'이다. 제목 자체가 영화의 방향을 이야기한다. '그녀가 죽었다'는 진술에 빠진 것은 관찰자이다. 내가 보기에 '내가 보기에'가 빠져 있다. 여기서 '나'는 극중에서 훔쳐보기에 탐닉하는 주인공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이다. 구정태가 보기에 그녀가 죽었다.
구정태가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쓰는데,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탐문하며 진짜 살인범을 찾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가 영화 <그녀가 죽었다>이다.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는 영화사의 규정.
시점
두 개의 일인칭이 등장한다. 구정태는 광의의 관음증 환자에 속한다. 알몸이나 성행위를 훔쳐보며 성적 만족을 얻는 도착은 아니지만, 남의 사생활을 훔쳐보며 만족감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유사 도착증 환자다.
"나쁜 짓은 절대 안 해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거예요."
구정태의 이런 생각은, 용인되는 범위 안에 머무는 한 틀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