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집을 구한 친구의 집에 놀러갔다. 민망하게도 침대를 빼면 앉을 곳도, 발 디딜 틈도 마땅치 않았다. 작은 공간을 넓게 쓰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느낌이 가득한 작은 공간. LH의 청년임대주택이었다. 옆 집의 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것을 신경쓰고 있는 모습이 들켰는지 친구는 말했다. 이 정도면 괜찮은 이웃을 만난 거라고. 어찌되었든 집은 작았지만 임대료가 저렴했다. 괜찮은 집을 구할만큼의 목돈 모을 시간을 견디며 고시원보다 나은 정도의 생활을 지낸다는 것. 그게 이 건물의 목적이었다.
건축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건축학도가 나오는 방송을 보고 어째서 층간소음이 많은지는 알았다. 위아래의 두께보다 벽과 기둥의 두께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규제보다 앞서 보다 많은 공간을 확보하고 싶어하는 입주자들의 특성 상, 보여주기에 ‘넓어 보이는’ 공간이 중요하다는 요지였다. 인간이 삶을 위하여 밥과 옷보다 중요한 건 자고로 집인 듯 하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옛말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