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은 이미 만원이었다. 휠체어 한 대가 들어왔고 이미 발 디딜 틈 없는 곳에 어찌저찌 자리를 만들어 전동 휠체어를 안착시켰다. 짓눌린 사람 하나가 외친다. “정상인들 출근하는 데 방해되는데 꼭 씨발..” 휠체어에 앉은 남자가 나지막이 말했다. “저도 출근 중입니다.” 바로 어제 일어난 일이다.
나는 몇 가지 의문이 따라붙었다. 첫째로, 아직 본인을 ‘정상인’이라 칭하는 비장애인이 있는가. 적어도 이런 방식은 비정상에 가까운 듯 하지만. 둘째로, 출근은 그가 지칭한 ‘정상인’만 하는가. 장애인은 출근해서는 안 되는 부류인건가? 셋째로, 그렇다면 장애인의 출근 방식이 대중교통이어선 안 되는가. 무지막지한 승객들의 자리를 침범하는 덩치니까? 마지막으로, 러시아워의 대중교통은 ‘출퇴근자’만이 이용할 수 있는가. 마지막 의문점에서 앞의 모든 의문은 해체되고 어떤 이유로라도 합리화될 수 없었다. 나도 직장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장애의 인식이 개선된 것 같진 않다. 장애인 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