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재건축으로 쫓겨나듯 이사하기 전에 살던 작은 아파트에는 놀이터가 있지만 없었다. 놀이터라는 텅 빈 공터에는 철봉과 거친 모래 뿐이었다. 그나마도, 벽과 철로 된 창살이 막고 있었다. 그래서 나와 친구들은 브랜드 이름을 단 아파트까지 가야했다. 큰 길을 하나 건너야했고, 문이 잠겨 있을 때도 많았다.
지금에 와서는 더 심해졌더라. 다른 아파트 아이들이 놀았다는 이유로 신문을 장식할 정도로.
아파트 단지에서 살지 않으면, 놀이터를 이용할 수 없다.
당연하다. 사유지니까. 관리 비용이 드니까. '우리 단지' 아이들이 시끄럽게 노는것도 싫은데, 여기 살지 않는 아이들까지 오면 관리비용도 들고 더 시끄러우니까.
출생율이 0에 가까워지는데, 비율상 반 정도의 아이들이 아파트에 살지 않는다. 사적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타인은 배제된다.
공간의 사유는 이미 어릴 때부터 시작한다.
청소년이 ~~방이라는 곳에서 벌이는 일들에 대해 문제 삼는 일은 있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