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을 살리자-②)’학전’이 고향인 1000만 배우 3인의 ‘아쉬움’

학전은 1991년 가수이자 공연 연출가인 김민기 대표가 33년간 이끌어온 곳입니다. 긴 세월 대학로를 대표하는 소극장의 상징으로 존재해왔지만 재정난과 김 대표의 투병이 겹치면서 내년 3월15일 폐관을 결정했습니다.  학전(學田)은 크게 성장할 예술가들의 배우는 밭이 되겠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학전을 거쳐 스타로 성장한 배우, 가수들이 많습니다. 고 김광석,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등이 대표적인 학전 출신입니다. 학전 폐관 소식에 가수, 배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에게도 학전은 신인 시절 피·땀·눈물이 추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2월28일부터 3월14일까지 가수 박학기, 동물원, 이은미, 윤도현 등이 출연료 없이 학전에서 릴레이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흔적, 처음 그리고 고향 학전을 대표하는 작품은 단연코 지하철 1호선입니다. 독일 그립스극장 원작을 김민기가 20세기 말 국내 정서에 맞게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1994년 초연 이후 8천회 공연과 누적 관람 70만명이란 역사를 썼습니다. 특히 지하철 1호선은 김윤석, 설경구, 장현성, 조승우, 황정민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을 배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학전 독수리 오형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들 중 1000만배우로 성장한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이 학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뉴스토마토에 전했습니다.  김윤석은 학전을 흔적으로 기억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학전의 의미에 대해 묻자 치열했던 젊은 시절의 시간과 흔적이 고스란히 내 마음 속에 남이 있는 공간이고 기억이다고 답했습니다. 황정민은 학전을 처음이라는 단어로 되새겼습니다. 황정민은 나에게 배우로서 첫 작품을 할 수 있게 해준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밝혔습니다. 설경구는 학전을 떠올리며 고향이라는 단어를 언급했습니다. 설경구는 극단 학전 1기 단원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시작한 곳이다. 대학로에서 나에게 고향 같은 아련한 곳이다. 학전의 구석구석을 다 기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좌로부터)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사진뉴스토마토 DB 학전은 곧 김민기 선생님 이들은 젊은 시절 자신들에게 기회를 준 학전이기에 김 대표에 대한 애정 역시 남달랐습니다. 학전은 김민기 선생님이다고 이야기한 설경구는 나에게 연기를 할 수 있는 작품과 무대를 내준 은인이다. 대학 졸업 후 갈 극단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학전 공연 포스터를 붙이는 일을 하는데 지하철 1호선 초연 공연에 나를 캐스팅 하셨다고 김 대표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습니다. 설경구는 당시 캐스팅에 대해 선생님과 인사도, 한마디 말도, 오디션도 보지 않았는데 감사의 말씀도 못 드릴 정도로 당황하고 놀라울 정도로 내 인생에 엄청나게 큰 사건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오디션 없이 지하철1호선 초연 공연을 시작으로 몇 해를 거쳐 공연을 했고, 원작자가 있는 독일 베를린 공연의 기회를 주신 것도 굉장히 감동이었다고 했습니다. 설경구는 포스터를 붙이다 김 대표가 캐스팅 해준 엄청 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김윤석은 김 대표의 창작자로서의 모습을 기억했습니다. 그는 낮은 곳에서 스스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창작자의 모습을 몸소 보여주셨다. 잊지 못할 삶의 모범을 남겨주신 분이다고 답했습니다. 황정민은 다른 말이 필요 없다. 그냥 나에게 가장 그리고 항상 존경하는 선생님이다고 김 대표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습니다.  학전의 폐관은 이들에게 너무 소중한 추억의 장소가 사라지는 겁니다. 그렇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황정민은 지금의 내가 될 수 있게 해준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 갑작스런 폐관 소식을 듣게 돼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설경구는 투병 중인 김 대표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하실 일이 아직 많으신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어 학전에서 정말 절실히 선생님과의 무대를 꿈꾸는 젊은 배우들, 선생님을 좋아하는 좋은 배우들이 많은데 속상하고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김윤석은 소극장을 개인이 30년 넘게 운영해왔다는 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쉬시라고 말하고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그런 공간이 없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는 복합적인 심정이라고 했습니다.  학전(사진뉴스토마토DB)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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