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의자에 털썩 앉는 할머니에게 요즘 좀 어떠시냐고 물으니, 이렇게 답하신다.
“딱~ 안 죽을 만큼 아파. 흐흐흐”
대장암 수술 이후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어깨통증 환자는 또 이렇게 말한다.
“어깨가 아파 팔을 못 드는 것이 내 몸에서 가장 가벼운 병이에요.”
진료하면서 유난히 환자들의 말 한마디가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어쩌다 보니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는 되었는데, 건강이 연장된 수명을 따라가지 못한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를 찾지만, 그냥 나이 듦 자체가 문제인 환자를 자주 만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예전과 같지 않음을 부정할 수 없다. 산다는 일, 그중에서도 건강하게 늙는 일은 참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나이가 들면 왜 자꾸 여기저기 아프고, 암과 치매 그리고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중한 병에 걸리기 쉬워질까? 어르신들 말대로 그냥 오랫동안 써먹어서일까? 아니면 인간의 운명이 그런 것일까?
나는 이 문제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