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염진통제로 해결이 안 될 때가 온다.

김형찬
2024/09/02
 
진료를 하면서 여러 이유로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을 많이 봅니다. 마음만 먹으면 너무 쉽게 약을 구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 때문인지. 아파도 쉬지 못하고 빨리 낫고 출근해야 하는 여유 없는 사회 탓인지는 몰라도 일단 아프면 약을 먹고 나아야 한다는 것이 고정관념인 것 같습니다. 

아프면 뒹굴뒹굴 쉬면서 간호도 받고 엄살도 좀 부리면서 몸이 스스로 회복하길 기다릴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픽사베이
일반적으로 병증이 있을 때 그 증상을 없애기 위한 약을 대증약이라고 합니다. 열이 날 때 해열제, 염증이 있을 때 소염제, 통증이 있을 때 진통제, 세균감염이 있을 때 항생제와 같은 것이 대표적인 대증약이죠. 

흔히 대증약 하면 양약을 떠올리지만, 한약도 병의 초기나 병세가 급할 때는 증상에 초점을 둔 처방들이 많습니다. 이런 한약도 대증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대증약은 급성 증상과 단기전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증상을 차단하고 시간을 벌어주면 우리 몸이 스스로 건강을 회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병이 만성화되거나 노화와 관련되거나 환자의 몸 상태가 스스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면 대증약은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합니다. 

약은 일정 기간 내 병을 낫게 하고 복용을 멈춰야 하는데 계속 복용하거나, 다른 증상이 발생에서 약물이 추가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전쟁으로 치면 초기에 승리하지 못하고 증원군을 요청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그런데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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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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