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명절 차례는 큰아버지댁에서 지낸다. 지금은 큰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안 계시지만 나의 아버지가 제사를 가져올 여건이 안 되어 큰어머니께서 대신 챙겨주고 계신다. 그래서 명절에는 죄송해서라도 꼭 참석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이번 설에는 할머니댁에 방문할 예정이었다. 작년 8월 아기가 태어났고, 이제는 연세가 90이 되신 할머니께 증손주를 보여드리기위해서였다.
할머니께서 치매기도 있으시고 건강이 좋지않으셔서 하루라도 빨리 보여드리길 바랬다.
그런데 이번 설 날씨 예보는 눈소식과 강추위가 있었다. 이를 아신 할머니께서는 눈이 올지도 모르고 추운데 집에 우풍까지 있으니 아기가 견디기 힘들거라시며 오지말라고하셨다. 할머니를 돌보고 계신 삼촌도 봄에 날 따뜻해지면 오라고 극구 만류하셨다.
처가나 본가도 마찬가지였다. 모두들 아기를 걱정하여 한사코 오지말라고 하셨다.
결국 우리는 어른들과 영상통화로 아기를 보여주며 못 만나는 아쉬움을 달래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