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의 공정 이슈: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한승백
한승백 · sbhan.net
2023/10/10

한국 사회의 스포츠 공정성 전쟁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만큼 그에 합당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그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하며, 이 나라의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열심히 노력한 만큼 성취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어디 현실이 그런가. 성공사회의 구성원이 되려면 좋은 부모를 만나야 하고, 사교육으로 대변되는 넉넉한 지원 속에,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는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혈연 – 지연 - 학연의 끈끈한 사회적 자본의 토대 위에, 소위 우리가 남이 아닌 집단의 구성원이 되어야 제대로 된 꿈을 펼칠 수 있다. 흙수저는 흙수저일 뿐이고, 세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니, 아무리 용을 써봐야 내 노력과 능력으론 성공 사회의 높은 벽을 결코 넘을 수 없으리란 ‘회의’, ‘자조’, ‘불신’. 능력주의(meritocracy)란 계층 상승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조작적 이데올로기일 뿐, 우리가 마주한 현실 세계는 결코 공정하게 와 닿지 않는다.

이런 현실 속에서 스포츠의 의미는 아주 특별하다. 좋은 부모를 만나지 않아도, 혈연, 지연, 학연 따위의 도움 없이도, 주어진 규칙 속에서 정치, 경제, 인종, 계급 등 그 어떤 사회적 조건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로지 맨몸뚱이 하나로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김연아나 손흥민처럼 국민 영웅도 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분야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상이 혼탁해도 스포츠만큼은 자신의 능력만큼 성취할 수 있다고 여전히 믿어지는 스포츠, 우리는 그 때문에 고된 훈련을 감내하며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성취를 바라보며 우리 사회가 아직 공정하다는 희망을 품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스포츠계의 공정성이 문제라고들 이야기한다. 규칙에 따라 경기를 치르면 그만인데 스포츠가 규칙대로 운영이 안 된다는 얘기일까. 아니다. 경기단체를 장악한 회장과 측근들이 협회의 재원을 횡령, 배임하고, 공적 조직을 자기 것처럼 사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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