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일순, 최소 조건은 9명인가 10명인가

최민규
최민규 인증된 계정 · "야구는 평균이 지배하는 경기이다"
2023/07/27
‘타자일순(打者一巡)’. 
   
야구경기에서 공격 팀 타순이 한 바퀴를 돈다는 의미다. 그런데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타순에는 타자 9명이 배치된다. 9명이 모두 타석에 들어서야 일순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리고 10명째 타자가 타석에 서야 일순이라는 주장이 대립한다. 편의상 전자를 9명설, 후자를 10명설이라고 하자. 
   
SPOTV의 고유라 기자는 7월 27일 흥미로운 기사를 작성했다. 이틀 전 고척 키움전에서 한화는 8회초 타자 18명이 타석에 들어서 무려 13점을 냈다. 한화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문의한 뒤 8회초에 ‘타자이순’ 기록이 세워졌다고 밝혔다. 그런데 타자일순을 10명설로 해석하면 ‘타자이순’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9번째 타자가 타석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7월 25일 고척 키움전 8회초 공격에서 한화는 타자 18명이 등장했다. 타자이순? 사진=KBO 홈페이지 캡처
이와 함께 타자일순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환기했다. 
   
국립국어원 오픈국어사전 '우리말샘'에서는 '야구에서, 한 차례 공격하는 동안 아홉 명의 타자가 모두 타석에 나와 타격하는 일'이라고 타자일순을 설명했다. 반대로 '조해연의 우리말 야구용어 풀이'는 타자일순을 '한 바퀴 돎'이라고 풀어쓰며 '어느 한 이닝에 타순이 한 바퀴 돌아 그 이닝에 처음 공격을 시작한 타자에게 타순이 다시 돌아온 상태'라고 적어놓았다.
   
국립국어원은 9명설, KBO 규칙위원장을 지냈던 조해연씨는 10명설을 주장하는 셈이다. 

타자일순이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만들어져 한국으로 넘어왔다. 영어 ‘뱃어라운드(Bat Around)’의 번역어다. 그런데 이 말이 만들어진 미국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9명설과 10명설이 대립한다. 
   
권위있는 야구용어사전인 <딕슨베이스볼딕셔너리(폴 딕슨 저)> 2판(1999년)은 뱃어라운드를 “한 이닝에 라인업 타자 9명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로 정의한다. 반면...
최민규
최민규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한국야구학회 이사. 주간지 <스포츠2.0>과 스포츠신문 <굿데이>, <일간스포츠> 등에서 주로 야구, 잠깐 정치 취재를 했다.
86
팔로워 1.8K
팔로잉 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