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5

@eun00 영화를 많이 본다기 보다 자막을 많이 보셔야겠죠. 그게 그 말일 수도… 일단 현업 번역가들의 자막을 최대한 많이 보고 분석하고 감수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줄 아셔야겠고요. 외화 못지 않게 한국 드라마나 영화도 많이 보셔야 해요. 아무래도 한국어로 풀어내야 하는 직업이니까 한국 작품의 입말에 익숙해지는 게 좋거든요.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5

@김서윤 언젠가 센스가 쿵! 하고 계시처럼 온 것 같진 않고요. 센스의 유무도 판단이 어려워요. 센스가 있다거나 멋진 번역을 하려 하는 것보단 오히려 후진 번역을 하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라 그렇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5

@QOQO98 아예 영문을 잘못 듣고서 비난하는 경우가 가장 황당하죠. 거의 50% 이상은 그런 예예요. 정말 변명의 여지도 없는 오류를 지적하시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5

@리사 AI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런데 흔히들 생각하시는 초벌 번역이나 번역기 용도로는 성능이 워낙 떨어져서 별 득이 안 되고요. 외적인 도움을 많이 받죠. 특히나 어학적인(출발어, 도착어 모두) 검색이나 전문 지식 쪽 검색 시간이 크게는 수십분의 1로 줄었어요. 저는 AI가 없던 시절로 돌아가라고 하면 괴로울 정도로 많이 씁니다.

김윤정 ·
2023/12/04

안녕하세요?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 책 읽어보고 싶네요. 집에서 작업하신다고 했는데, 오랫동안 같은 장소에서 번역하시다 보면 따로 작업실이나 카페에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시는지요? 하루의 일과가 궁금합니다. 작업의 루틴도 궁금하고요. 일어나서 거의 몇 시간씩 앉아서 일만 하실 것 같아서요. 번역 속도도 빠르시다고 하셨지만, 작업량이 어마어마해서요. 번역작업하실 때 가장 보람 있을 때와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이번에 책 작업할 때는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번역과 글쓰기는 전혀 다를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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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4

오랜 해외살이 중이라 생각할 때나 글 쓸 때 영어와 한국어가 섞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몽글몽글한 생각을 잡아낼 단어가 영어든 한국어든 떠오르지 않아서 답답해 미칠 것 같은 때도 있습니다. 자신의 글을 쓰실 때 어떠셨습니까? 한국에 사시고 주로 한국어가 우세한 상황이라 뜬금없이 영어로 생각이 튀어나오는 일이 적을 거라 여겨지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여쭙니다.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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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4

번역, 그것도 영화번역가를 지망한다면 영화를 많이 보는 게 좋을까요?
어떤 노력이 가장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이재훈 인증된 계정 ·
2023/12/04

먼저, 황석희 번역가님을 이 곳에서 보게 되어 기쁩니다 :)

프로필 소개의 첫 번째에 위치한 데드풀을 비롯해 많은 작품들을 보면서 번역가님의 역량이 영화를 관람함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곤 했습니다. 사실 댓글을 잘 남기지 않는 편인데, 내적 친밀감 덕분인지 궁금한 점을 용기내어 댓글로 남겨보겠습니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번역 분야에서도 기계와 인간 사이의 영역 다툼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게 될텐데, 번역 분야에서 기계가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또한, 황석희 번역가님께서도 번역 작업 시 AI 기술을 활용하시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4

@기저귀 뭔가를 하면 writer's block 같은 게 해소된다! 라는 게 있으면 너무 좋겠어요. ㅠ 저는 딱히 없어서 꾸역꾸역 할 뿐입니다. 어쨌든 하다 보면 풀리고요. 프로라면 풀려야 해요. 일이니까요. 답답할 때 샌드백을 치러 체육관에(5년차 복서예요) 가는 일은 있어요.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4

@iamretroma 아주 잘못 퍼진 말인데요. “결과물의 질보다 단시간에 많은 작업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오퍼를 더 받는다”라는 것은 영화 번역계에선 비상식적이에요. 오래전 제가 일했던 케이블 티비 외화 번역처럼 아주 저단가 시장에서는 성립할 수 있어요. 저단가 시장엔 질보다 양이 중요한 작업들도 있거든요. 하지만 그 비싼 영화를 사와서 번역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 하나로 특정 번역가에게 주는 일은 상식적이지 않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잘하는 번역가에게 맡기려 합니다. 정말 중요한 영화라면 심지어 홍보나 개봉 일정을 미뤄서라도요. 저는 케이블 티비 번역 경력 8편간 정글에서(?) 수련한 덕에 번역 속도가 꽤 빠른 편이에요. 속도는 업계에서도 유명한 편이었어요. 영상번역 경력만 17년인데 저보다 빠른 사람을 한 명 봤거든요. 속도가 제1의 고려 요소라면 모든 영화 번역을 다 제가 맡아야겠죠.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잖아요 :)

기저귀 인증된 계정 ·
2023/12/04

번역을 하다가 진도가 영 나가지 않을 때 하는 루틴이 있으신가요?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4

@악담 신경을 쓰는 정도가 아니라 특히나 저처럼 오래된 올드스쿨들은 보통 기준에서 벗어난 길이의 자막은 평하는 것도 싫어할 정도로 반감이 큽니다. 번역가의 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본기거든요.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4

@wowopopo 번역을 잘했다 싶은 영화가 특정하게 있진 않아요. 번역가는 누구나 자기 번역을 100번 보면 100번 다 아쉬운 게 보이거든요. 쥐구멍으로 숨고 싶지 자랑하고 싶은 경우는 거의 없어요. 직역과 의역은 단순한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책에도 거의 두 꼭지 이상을 쓴 내용이에요. 저는 아주 자연스러운 직역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4

@schiele “내가 이렇게 번역을 못 하나? 이렇게 한국어를 못 하나?” 이런 생각은 정말 자주 해요. 모든 번역가가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것도 쉬운 문장을 적절한 표현으로 옮기지 못할 때 자주 그런 생각이 들죠. 딱히 다른 노력을 한 건 아니고 평소에 이런저런 글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가능하면 같은 단어도 다양한 표현으로요. 훈련 삼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다 보면 표현의 풀이 늘어서 번역이 한결 쉽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4

@노영식盧英植 일본병학교, 일본해군사관학교 둘 다 틀리지 않는다면 번역시 맥락이 가장 중요하겠죠. 저는 고유명사를 번역할 땐 당시 어떻게 불렸는가를 따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맥락상 관객에게 해군사관학교라는 의미를 빠르게 이해시켜야 한다면 해군사관학교를 쓰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두운 번역은 보기만 해도 괴롭네요. 작업 중 만나면 머리를 쥐어뜯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댓글로 쉬이 써드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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