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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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6

매우 신학적인 측면과 교회사적인 생각이 드는 부분이 '종말론'이지요. 특히 개신교의 열혈 목회자들은 '요한 묵시록'에 대한 자의적 해석으로 '종말'을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예언했다고 내 세웁니다. 그러나 그것은 유대인들의 뿌리깊은 '묵시문학'을 이해하지 못함에 있지요.

사실 성경의 구약은 커다란 '묵시록'입니다. 바로 '메시아의 강림'을 예언하는 빌드업이 유대인의 경전 구약성경이 됩니다. 이들에게 '아포칼립스-묵시'란 '메시아의 강림'인데, 이를 기준으로 유대교와 기독교가 나뉩니다. 예수가 메시아라고 인정하여 그의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교'와 예수는 그저 사기꾼 사이비 예언자라는 입장의 '유대교'로 갈리지요. 다시 말해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예수 사건- 탄생, 십자가 죽음, 부활, 승천'은 커다란 '휴거 사기'와 같다는 것이지지요. (기독교 집회에서 이스라엘 다윗의 별을 들고 나온 노인들이 이해가 안되는 지점)

카톨릭에서 묵시륵을 "축복의 말씀"이라고 정의합니다. '아포칼립스'가 현대 종말론의 대명사인데... 언뜻 이해가 안되지요? 그것은 '입장의 차이'로 설명됩니다.

"어둠 속에 살아가는 것이 익숙한 박쥐에게 있어서는 빛이 재앙이 된다. 그러나 햇빛을 따라 살아가는 해바라기에게 있어 그 빛은 축복이 된다."

결국 묵시록의 무시 무시한 계시적 예언은 착하게 믿는 자에게는 구원과 영원한 삶이라는 축복이지만, 악마들에게는 종말의 두려움이 된다는. 그야 말로 '경외의 하느님'을 잘 설명하는 외전이 성경에 정식 편입된 것이지요.

'축복'보다 '두려움'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사이비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제 잠시의 대학원 시절 탐구 주제가 '아포칼립스'였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도 절대자와 우주의 섭리는 참 대단하고 엄중한 듯 합니다.

덕분에 잠시 묵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빅맥쎄트 ·
2023/03/06

참 답답한게 신천지를 보면 몇 십년씩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아예 기독교적 지식이 전무한 사람들보다 더 잘 이끌려(?) 가더라구요. 지인도 실제 사례가 있구.

"내가(인간이) 곧 하나님(신)이다" 라고 말하면 1초만에 "응. 꺼져" 라고 하면 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혹해서 삶이 망가지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어정쩡하게 믿는 것보다 차라리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자몽 ·
2023/03/06

91년에 고3이었던 저는, 이 사건이 참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내일(내년) 혹시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시험은 반드시 봐야했던지라.. 확 지구 망해버려라. 이러던 친구도 있었어요. 생업을 포기해버린 사람들도 있다던 바로 그 사건이죠.

[ 내일 지구가 망할지라도, 오늘 나는 사과나무를 심는 ]

마음으로 매일을, 지금을, 잘 살아야겠다는 건전한 교훈을 준 사건이기도 하구요.
...
실은 저도 작년 10월에

https://alook.so/posts/latOm91

92년 있었던 휴거 사건을 언급한 글을 썼었어요. 오늘 아침에 작가님 글 보고, 제 글 찾아보다가 2가지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1.
약 4개월 사이(작년 10월 ~ 올 3월) 제 글이 자랐습니다.

2.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사이 이곳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많이 있었죠.
...
여러가지 생각들이 더 들어서, 이어지는 글로 이을까 하다가 자기전에 댓글로 남깁니다 ^^. 곧 저도 이곳에 온지 1년이 되어가거든요. 그때 여러가지 일을 정리해보면서, 이 글을 소환해야겠다 싶었습니다. 1주년;; 별거 없지만(긁적긁적)

늘 좋은 글, 생각을 머금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경칩이자, 유치원생 엄마의 진짜 개학이었던 오늘을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강부원 인증된 계정 ·
2023/03/06

@똑순이. 그때 그 시절이 다 기억나시는군요. 저도 어렸을 때지만 기억이 생생합니다. 뭐가 뭔지 잘 몰랐던 나이였지만 어수선했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 보면 저런 기괴한 일들이 참 많았어요.

똑순이 ·
2023/03/06

저때 난리도 아니였지요.
저도 교회를 다닐 때 입니다.
그 당시의 휴거를 믿지는 않았지만 통성기도를 하고 간증을하고 시끌러웠던 걸로 기억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부원 인증된 계정 ·
2023/03/06

@박 스테파노. 역시 신학적인 토대가 깊으셔 그런지 종말론에 대한 식견도 해박하시네요. 종교가 우리에게 무엇인지, 또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항상 숙제입니다. 주신 말씀 깊이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부원 인증된 계정 ·
2023/03/06

@연하일휘. 사람의 약한 마음과 그 연약한 고리들을 이용하는 데 특화돼 있습니다. 고달픈 삶을 사는 사람들이 더 쉽게 넘어간다는 점이 안타깝고, 사회가 나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적시합니다.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빅맥세트. 많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드는 사라들을 보면서 하는 생각들이지요. 저런 어처구니 없는 교리와 어수룩해보이는 교주에게 왜 넘어가지 하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사기라는게 판때기에 앉는 순간 벌써 시작된다고 하더라구요. 보이스피싱이나 사이비 종교나 자신은 절대 그렇게 당할 일 없을 것이라고 과신하면 안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삶의 고비나 계기를 만나면 어느 순간 혹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이 바보 같다는 시각이 지금까지 그 피해자들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다는 논리로도 이어질 수 있는 점도 조심해야 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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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6

저때 정말 난리였죠.
종교는 아편과 같다는 말이 의미심장

연하일휘 ·
2023/03/06

사이비에 빠지는 사람들을 보면, 그만큼 삶이 힘겹기 때문에. 그리고 전도하는 사람들의 말빨(?)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힘든 그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할 줄 안다고....그 이야기를 듣고 참 나쁜 사람들이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휴거 사건을 접하면서 진정한 혹세무민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었네요. 1990년대, 그리고 오늘날까지. 여전히 힘든 사람들을 노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씁쓸함과 분노가 함께 올라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강부원 인증된 계정 ·
2023/03/07

@청자몽. 저보다 연배가 위시라 그 때 기억이 더 생생하신 것 같네요. 고3이라 가뜩이라 힘들 때인데 이런 일까지 겹쳤으니 마음이 더 많이 흔들렸을 것 같습니다. 링크해주신 글 보았습니다. 이 글 올리기 전에 저도 참조할 걸 그랬습니다. 1년 동안 꾸준히 활동하시고 글도 많이 쓰셨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청자몽 님 글은 여전히 좋지만, 지금 훨씬 더 단단하고 성숙한 느낌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최성욱. 휴거라는 말이 사전적인 의미로는 정말 좋은 뜻인데, 현실에서 종말과 연결돼 사용되다 보니 괜히 무서운 느낌을 주죠. 정말 이게 뭐야 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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