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생존과 오래달리기 - 달리기를 통해 본 인간의 진화와 적응 -

한승백
한승백 · sbhan.net
2023/10/10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고 헬스클럽, 각종 도장, 에어로빅, 탁구장 등을 찾아 스포츠 활동에 열중하던 사람들은 정부의 실내체육시설 운영 중단 권고로 운동할 곳을 잃어야 했다. 운동을 못 하고 집에만 있어 살이 확 찐 사람이란 ‘확찐자’란 신조어도 유행하고 있다. 사람 간 일상적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좋아하던 운동마저 못 하게 되다니 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 이런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접촉이란 기준에 부합하면서 스포츠 애호가들에게 구원자가 될만한 스포츠 활동을 소개하자면 단연 달리기일 것이다. 본 고에서는 오래달리기에 관한 인류 진화와 적응의 역사를 살펴본다. 

▣ 인류의 오래달리기 선수로의 진화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인간의 신체는 연약하기 그지없다. 나름 강인한 팔다리를 지녔다고 자부할지 모르겠으나, 오랑우탄의 팔심에 비할 바가 아니며, 사자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도 없고, 사슴처럼 빨리 달리지도 못한다. 아주 먼 옛날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의 나무에서 내려와 직립보행을 시작했을 때도 신체 능력의 열등함을 만회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인류가 다른 동물들과의 사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면 바로 오래달리기 능력 때문일 것이다.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아프리카 부시먼 두 명이 영양을 사냥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영양은 천천히 달리며 쫓아오는 부시먼들을 보자 긴장감 없이 달아난다. 그러나 도망가면 쫓아가고, 도망가면 또 쫓아가는 과정을 세 시간가량 지속하자 체온이 오를 때로 오른 영양은 체념하고 만다. 마침내 영양은 탈진해 쓰러지고 부시먼은 천천히 다가가 목에 창을 꽂는다. 무더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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