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 한일전, 그 이면의 씁쓸함

서호정 인증된 계정 · 20년 차 축구 전문 기자
2023/10/05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마지막 관문을 남겨 둔 황선홍 감독 ⓒ 대한축구협회 KFA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가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프로스포츠에 기반한 주요 구기 종목들이 잇달아 메달 획득에 실패하거나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남자 축구는 유일하게 승승장구했고, 황선홍 감독의 표현처럼 금메달까지 마지막 ‘한 방’을 남겨 놓은 상태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당시 4강에서 미지의 적인 우즈베키스탄(당시 소련이 해체되며 아시아 무대에 처음 등장했었다)에 1대0으로 패한 경험이 있는 황선홍 감독은 우리 내부의 적을 강조했다. 그 정체는 29년 전 자신이 경험했던 방심이었을 거고, 그 기억이 감독이 된 지금은 승리의 열쇠가 됐다.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한 마지막 관문은 운명의 한일전이다. 황선홍 감독의 선수 시절 대표적인 이미지는 ‘한일전의 킬러’였다. 1988년 12월 A매치 데뷔전부터 한일전으로 시작한 그는 그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일본을 상대로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득점, 총 5골을 터트리며 모두 승리를 이끌었다.

황선홍의 골은 곧 한일전 승리라는 필수 공식이 됐을 정도다.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과 8강에서 만나 2골을 기록했었다. 당시 골을 터트리고 속사포처럼 주먹을 연거푸 발사하는 퍼포먼스는 희열 그 자체였다.

그런데 감독 황선홍의 한일전은 양상이 다르다. 작년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에게 3골을 허용하며 완패하는 걸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당시 이강인, 홍현석, 조영욱 등 주축 멤버들이 있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그 패배가 황선홍 감독에게 큰 자극이 돼 현재의 결과가 있다면 영광의 상처 정도로 포장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런 현상이 전 연령대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벌어진 축구 한일전은 대패가 일상화됐다. 파울루 벤투 전 A대표팀 감독 시절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모두 0대3으로 패했다.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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