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무관중 경기와 홈 어드밴티지

한승백
한승백 · sbhan.net
2023/10/10
 코로나 시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프로스포츠 관중석의 모습은 낯설고 기이하다. 팬들의 열기는 간데없고, 무관중 경기나 제한적 관중 입장만 이루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응원단은 팬들의 사진이나 모니터를 걸어 놓고 응원가, 박수 소리, 함성 등 각종 음양 효과를 틀어댄다. 사람도 없는 썰렁한 경기장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일까. 아마도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의 열렬한 응원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홈팀 선수들의 경기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본고에서는 코로나 시대 프로스포츠의 한 단상으로서 홈 어드밴티지와 관중효과에 대해 살펴본다.

홈 어드밴티지에 관한 고전적 주장들

종목 불문, 홈경기의 승률이 어웨이 경기의 승률보다 더 높다는 소위 홈 어드밴티지에 관한 주장은 많은 연구를 통해 실증되어 왔다. 그렇다면 홈 어드밴티지가 작동하는 원리는 무엇일까? 다음은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가장 고전적 주장들이다.
첫 번째, 이동 거리나 시차 적응의 문제다(travel factors). 1954년 해방 이후 첫 FIFA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 대표팀은 미군 수송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고, 거기서 다시 세 번의 비행기를 갈아타고 스위스에 도착하였다. 말 그대로 산 넘고, 물 건너가야 했던 험난한 여정이었다. 게다가 스위스에 도착해 시차 적응은커녕 여독도 풀지 못한 채 경기에 출전해야만 했다. 헝가리 전 9:0, 터키 전 7:0의 처참한 스코어는 경기력만의 차이는 아니었다.
두 번째는 심판 판정이다(rule factors). 경기장 위의 포청천인 심판. 룰에 따라 공정한 판정을 내려야겠지만 심판도 사람이다. 몰려온 홈 관중의 함성에 심판들은 “잘못했다간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하겠구나”란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다. 인정하지 않겠지만, 심판들은 원정 팀에 더 많은 옐로카드를 꺼내고, 스트라이크가 볼로 보이며, 인이 아웃으로 보이는 등 자신도 모르게 홈팀에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 

세 번째,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이다(learning a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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