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야구장이 ‘타이거즈 팬’으로 가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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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극장가는 사람의 발길이 끊겨 울상이지만 야구장은 웃음꽃이 피었다. 티빙이 2024년 시즌 프로야구 미디어 중계권을 가져간 뒤로 1000만 관중의 시대가 열렸다. 네이버와 달리 티빙은 네티즌들의 야구 영상 활용권을 40초까지 인정해줬고 저작권 문제를 어느정도 풀어줬는데 이것이 결정적이었다. 원래부터 그랬지만 야구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 스포츠 지위를 더욱더 견고히 했다. 사실 프로 야구는 수도권으로 이주해온 지방 출신 시민들의 ‘도시 문화’와 직결돼 있다.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일종의 문화적 귀속감을 안겨다줬다. 정윤수 교수(성공회대 문화대학원)는 “야구와 축구처럼 아주 많은 대중들이 집합적으로 참여하는 프로 스포츠는 항상 도시의 발달과 연관되어 있다”며 “농촌은 인구가 단지 적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를테면 현대적인 삶 즉 5~6일 일하고 일요일에 쉰다. 쉴 때 뭐할까? 야구 보러 가자. 이런 게 농촌에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모든 스포츠는 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전개되면서 함께 동반 발달하게 되는데 우리 사회의 특성상 서울로 또 구로동으로 인천으로 부평, 부천, 안산 이런 데로 호남시민들이 많이 올라왔다. 사람들이 서울 수도권으로 이주를 하게 되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이중 감정을 가지게 된다.
 
▲ 잠실 야구장의 절반이 기아 팬으로 가득한 풍경. <사진=박효영 기자>

정 교수는 지난 2일 15시 광주 남구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소공연장에서 강연을 했다. 주제는 <광주와 타이거즈>였다. 정 교수는 서울에 살고 있는 지방 사람들이 “자기의 뿌리”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정서가 열광적인 야구 사랑으로 발현됐다고 설명했다.
 
내가 이 험한 곳에 와서 그래도 먹고 산다. 자동차 공장 다니고 또 봉제 공장 다니고 이렇게 공장 다니면서 애 낳고 작은 아파트라도 장만해서 내가 그런 대로 이 거친 대도시에 와서 아직 어엿한 중산층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잘 산다. 내가 애들 건사하고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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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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