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력 전시의 장, 전국체육대회

한승백
한승백 · sbhan.net
2023/10/10


최근 전국체육대회는 중계 카메라에 비쳐지는 텅 빈 지방 공설운동장 관중석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시들해진 열기와 참가선수들 만의 잔치로 전락한 느낌이다. 그러나 제3공화국시절 전국체전은 한 해 국가 행사 중 가장 성대한 것이었다. 이영만(2006.10.18)의 글은 당시 전국체전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체력이 국력’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한 해의 최고행사는 10월의 청명한 가을빛 속에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전략 속에 고장을 대표하는 건각들은 대회 수개월 전부터 합숙을 하며 필승을 다짐했고 시·도 선수단들은 승리를 위해 무리한 스카우트전까지 감행했다. 체전 개최 도시는 행사를 빛내기 위해 여대생 또는 여고생을 동원하여 화려한 카드섹션과 매스게임 등을 준비했다. 임명직이었던 이들에게 체전의 성공은 곧 출세의 지름길. 때문에 열 일 제치고 체전에 몰두했으며 실제로 체전을 잘 끝낸 덕에 많은 시·도지사들이 중앙정부의 요직으로 자리를 옮겼다.대통령은 체전의 필수 참석자였다. TV는 본부석 중앙에 자리잡은 대통령의 모습을 수시로 카메라에 담고 개회식부터 폐회식까지 생중계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유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스포오츠 생활화의 기수’라는 휘호와 우승배까지 ‘하사’하며 열기를 북돋웠다. 신문들도 20~30여명의 특별취재단을 구성, 비중있게 보도했다. 체전기간 중 일절 다른 행사를 하지 못하게 했으므로 달리 취재할 것도 없긴 했다.

3공화국 당시 7년간 대한체육회장을 지낸 민관식(재임기간 64.1.19~71.7.10)은 전국체전의 지표를 네 가지로 설정하였다. ① 국민의 연간 체육 활동의 결산과 평가의 기회로 삼는다. ② 국민의 협동, 단결심을 다짐하는 바탕으로 만든다. ③ 국민체육의 생활화를 이룩하는 계기를 만든다. ④ 국력의 발전상을 과시하는 시위적인 역할을 한다. 전국체전의 목표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낸 슬로건은 1970년제51회 대회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굳센 체력, 알찬 단결, 빛나는 전진'이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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