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글을 내보내고 나서 마음 한 구석이 내내 불편했다.
짐짓 담담하게 글은 써놨지만, 뛰어내리기로 한 나의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다른 피해경험자들에게 본보기가 될 만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비슷한 처지에 있는 피해자 분께서 나의 글을 읽고 이 길을 가기로 결심하면 어떡하나, 혹은 나의 이야기가 '이 정도는 해야 가해자를 잡는구나' 하는 절망의 메시지로 와닿으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들었다.
내가 가해자들에 대한 선전포고로서 이 과정에 뛰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법기관이 미진함을 인정하고 제도를 개선하길 바라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뛰어내리기'가 결코 모두가 선택하는 길이 되어서는 안된다. 뛰어내리고 난 뒤 감당해야 하는 것들, 그리고 그걸 감당할 수 있었던 나의 위치성에 대해 밝힐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나의 선택이 결코 진공 속에서 ‘나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말이다.
먼저, 지난 번 글에서 결의에 차 시작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