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막 입학하고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성탄절 때문이다. 성탄절은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다. 호주였다. 호주에는 12월 25일 성탄절이 여름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있는 곳,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의 날씨가 어떤지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나는 내가 지금 서 있는 하늘을 보고 다른 곳의 날씨도 판단했다. 내가 있는 곳에 비가 오면, 내가 가고자 하는 곳도 비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맞은 적도 있고 맞지 않은 적도 있다. 성탄절이건 날씨건, 둘 다 내 중심에서 생각했기 때문에 생각이 작았다. 그래도 불편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나는 사람들이 비슷한 수준일 때 그렇다. 그러나 진짜로 호주에서 성탄절을 보낸 사람을 만나면 당황하게 된다. 자기 생각과 전혀 다른 사실을 만나면 충격을 받게 된다. 거부하거나 갈등하다 받아들여야 한다. 잘하면 사고가 커진다. 세계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