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마! 교직생활] 24장. 쫄지마! 성탄절은 여름에도 있다.
2024/04/25
중학교에 막 입학하고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성탄절 때문이다. 성탄절은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다. 호주였다. 호주에는 12월 25일 성탄절이 여름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있는 곳,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의 날씨가 어떤지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나는 내가 지금 서 있는 하늘을 보고 다른 곳의 날씨도 판단했다. 내가 있는 곳에 비가 오면, 내가 가고자 하는 곳도 비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맞은 적도 있고 맞지 않은 적도 있다.
성탄절이건 날씨건, 둘 다 내 중심에서 생각했기 때문에 생각이 작았다. 그래도 불편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나는 사람들이 비슷한 수준일 때 그렇다. 그러나 진짜로 호주에서 성탄절을 보낸 사람을 만나면 당황하게 된다. 자기 생각과 전혀 다른 사실을 만나면 충격을 받게 된다. 거부하거나 갈등하다 받아들여야 한다. 잘하면 사고가 커진다. 세계관도.
교직은 비슷한 성장 과정을 거친,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모였을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생각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현미경으로 본다면 그 세계는 엄청 다르다. 그래도 그냥 보면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다. 서이초 사건으로 분노한 교사들의 여의도 집회를 보더라...
발달장애 학생들과 생활하다 교수가 되었어요. 교사 시절 급훈은 '웃자'와 '여유'. 20년 교수 생활 내내 학내 부조리와 싸우다 5년간 부당 해고, 파면, 해임되었다 복직 되었어요. 덕분에 정신과 치료, 교권 확립, 학교 상대 나홀로 소송의 노하우를 선물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