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이 생긴 후 나는 영화관을 자주 찾았다. 매년 일 년에 50회 정도 갔다. 영화를 보면 이명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호민 원작의 ‘신과 함께’도 그래서 봤을 뿐이다. 그때 나는 주호민을 전혀 몰랐다. 지금 생각하니 그와의 최초 인연은 신과 함께라는 영화에서 시작되었다. 죄지은 자는 벌을 받는다는 평범한 영화다. 평범하기에 오히려 누구도 영화 내용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원작자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런 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원작자라는 이유로 더 가중처벌될지도 모르겠다.
2023년 7월에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가 학교에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가정에서 발생했다면 전혀 관심받지 못할 사건이었다. 교사들이 가정에서 수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어도, 교육 당국은 교사 개인사에 초점을 맞추어 사건을 은폐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성격이 달랐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얼마나 교사를 계속하고 싶었으면, 그 어린 교사가 가정이 아닌 학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