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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엔 크런치 모드라는 은어가 있다. 휴일 없이 밤 늦게 일 시키는 기간을 뜻한다. 제조업엔 이 ‘크런치 모드’의 선배인 ‘철야’라는 악습이 있다.
보통 제조업 회사는 평일 8시간을 넘겨 일하면 잔업이라고 한다. 잔업 시간은 2-3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이 잔업 시간을 넘겨서 일하는 걸 철야라고 한다.
2016년 5월 중순부터 철야로 용접을 두 달 가까이 한 적 있었다. 매일 꼬박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11시나 12시에 퇴근했다. 중식시간 1시간, 석식 30분을 빼면 하루 13시간 30분 일한 셈이다. 이렇게 주5일 일하면 주당 67.5시간 일한 셈이다. 가끔은 토요일도 출근했다.
내가 일했던 SNT 중공업은 노조와 회사 간 관계가 아주 나빴다. 초강성 노조와, 초강성 경영인이 연일 부딪쳤다. 원청은 노조원들을 ‘일감이 없다’라는 이유로 몇 달씩 유급 휴가를 보냈다. 유급 휴가비가 나가는 한이 있어도 노조원들 일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의지였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