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렐 코퍼레이션의 몰락과 기술 절제 - 블레이들 러너의 세계관과 마주하기
슘페터주의의 맥락에서 『2019』를 해석하려면, 타이렐 코퍼레이션의 이해할 수 없는 최후를 살펴봐야 한다. 이 회사의 자기 파괴적 경영은 지구 경제권 전체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 엘든 타이렐의 기업가 정신이나 창조적 파괴의 성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타이렐 코퍼레이션의 몰락과 그 이후에 벌어진 상황까지 살펴봐야 하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타이렐은 우주 식민지 건설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 기업이다. 타이렐 본사 건물이 피라미드를 닮은 이유는 회사의 영향력이 신에 비교될 만큼 막강해졌음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2019』의 우주 자본주의는 리플리컨트 노예 경제에 기초한다. 이 체제의 지속가능성은 노예의 수급과 관리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데, 이 일을 독점하고 있는 곳이 타이렐이었다. 하지만 리플리컨트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과 리플리컨트를 정교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