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내 평생의 기억 속에 있다. 한국에서 40년을 살던 내가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를 가게 된 결정적인 달이기 때문이다. 내 기억에 나는 많은 계획을 세웠다. 틀림없이 그랬다. 그런데 계획대로 이루어진 일이 뚜렷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마도 대부분의 계획들이 다른 계획 속에 파묻히거나 계획대로 이루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초라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나는 계획대로 살아온 사람은 아니다. 아니,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었나 싶다. 독일, 뮌헨, 이곳에서 20년째 살고는 있지만 한 번도 독일 그리고 뮌헨에서 살 것을 계획하지는 않았었다. 삶의 여정은 이렇게 흘러가나 보다.
내 인생 포트폴리오에는 한 번도 자리 잡은 적이 없었던 뮌헨, 당시만 해도 뮌헨은 나에게 핫한 도시는 아니었다. 물론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옥토버축제로,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FC바이에른뮌헨’으로 그리고 2002년 한국월드컵을 통해서 뮌헨이라는 이름이 한국 사람들에게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