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용접‘사’란 칭호가 좀 낯간지러워서 여러 형님들한테 묻곤 했습니다. “우리 직업은 왜 ‘사’짜 돌림 써요?” 여러 가지 대답이 돌아왔지만 가장 압권이었던 대사는. “우리가 금마들보다 몬한 게 뭐 있노.” 그 말에서 풍겨지던 온갖 느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배운 사람들의 직업을 향한 어쩔 수 없는 선망과, 그 감정을 이겨내고자 자신의 직업을 드높이고 더욱 정진하려는 의지. 땜장이가 아닌 한 명의 기술자로서의 자긍심이 느껴지던 그 말을 듣고 난 이후. 저는 스스로를 소개할 때 용접공이라는 칭호를 고집합니다. 아직 용접사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로요. 냉정하게 말하자면 제 직업을 물려주려는 부모님들은 거의 없습니다. 이게 아무래도 몸 축나는 일이거든요. 여름엔 먹고 또 먹어도 살이 빠지고, 겨울엔 찬바람 온몸으로 맞아야 하고, 목이며 허리의 디스크는 계속 탈출각을 잽니다. 용접 사용하는 대부분 일터가 그렇듯 갑작스러운 산재의 위협도 있구요. 몸만 고되면 차라리 나은데, 손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