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영국 총리가 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리즈 트러스는 정치사에서 최단 기간 만에 신기록을 수립한 정치가로 기록될 것 같다. 시장 반응이 불리하자 정책을 뒤집을 수밖에 없었던 지도자는 그 말고도 있었다. 그러나 경제 정책을 발표한 뒤 그 골자를 단 열흘 만에 뒤엎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중도 우파의 입장에서는, 약간은 고소하다는 생각도 든다. 보수당은 늘 진보적 정책이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 인플레이션이나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으로 채권 금리가 오르고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때 국채를 대량 매도하는 투자자들)’ 때문에 만드시 대가를 치를 거라고 경고해왔다. 채권 자경단이 공공 지출 상승 가능성이 우려될 때 금리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런 식의 경고는 대개 틀린 것이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이 채권 자경단이 실제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트러스 정부가 경제 정책을 발표한 뒤 금리가 치솟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