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여름이 되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나팔꽃을 바닷가에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내겐 늘 담장에서 마주했던 기억이었는데 이제 보니 아니었다. 넝쿨식물이니 어디든 뿌리를 내릴 수가 있었음을 이제야 알다니 살아가면서 깨닫고 배울 것은 무궁무진함을 또 한 번 느꼈다고 할까. 이 녀석의 이름은 나팔꽃이지만 이른 아침에 피었다가 오후에는 강한 한낮의 열기를 견디지 못하는 탓에 영어권에서는 Morning Glory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나물로 먹는 공심채의 영어표현하고도 똑같아서 조금 헷갈리긴 한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메어 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꽃밭에서
이 동요를 부르며 자란 세대인 만큼 익숙한 꽃이었는데 알고 보니 나팔꽃은 자생종이 아니라 귀화종이라고 한다.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