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운동을 시작한 뒤 줄곧 마주해온 질문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또한 페미니즘 리부트를 지나며 같은 조직이거나 절친한 사람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또한 피해자로서 누군가를 제소하기도 했었다.
그럴 때마다 운동 조직에서는 온당하게 책임지는 절차보다는 꼬리자르기식으로 문제를 없애는 경우가 많았고, 조직 내 해결 절차를 밟을 수 없는 사건은 많은 이들에게 특히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이 경우 주변인들이 가해자와 관계를 유지하는가 아닌가로 그의 비공식적 징계여부가 결정되는 듯 했고 많은 사람들이 가해자와 관계를 끊었다. 조직 안에서 제대로 된 사건 해결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라도 시간이 지나 가해자는 책임을 다 했는데 피해자는 아직 회복되지 않아서, 가해자가 조직에 복귀할 때 쯤 어떤 피해자는 조직을 떠나기도 했었다.
조직이 폭파되어 신뢰할 수 있는 해결기관이 없고, 관계가 복원될 수 없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