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에게 분노한 김은숙이 [죄와 벌]을 쓰면 [더 글로리]가 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2013년의 [상속자들]과 2023년의 [더 글로리]를 비교해 보면 김은숙은 같은 작가가 맞나 의심될 정도의 변화를 보여준다. 돌변한 김은숙은 드라마 안에서 신적인 존재로써 징벌을 내리면서, 드라마 밖의 시청자에게도 말을 건다. 당신,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고.
권선징악의 드라마 더 글로리는 '징악'의 방식으로 인간사회의 법률이 아닌 종교적인 징벌을 선택한다. 아마도 세속적 권력이 법적 징벌을 피해 가는 것을 작가가 수없이 목격했기 때문이리라. 인간이 악인을 징벌하지 못한다면, 신이라도 징벌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력으론 해결하기 힘들 때, 우리는 '천벌'이라는 단어를 통해 현실 너머의 초월적 존재, 신의 존재에게 정의구현을 의탁한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종교가 악인을 징벌하려 나선다. 그리스도교와 토착종교를 통해서는 직접적 심판이 일어나며, 카르마와 ...